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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12

가을의 충남 나들이 - 논산 돈암서원, 모덕사, 관촉사 서원. 한국인으로 한국학교에 다니며 몇번은 들어봤을 단어다. 훈구파와 낑겨보려다 밀려 여기저기 피신한 지방에서 만들고 후학을 양성하였다는 그런 곳. 흥선대원군이 서원철폐령을 내렸고 그중 47개가 남아있다. 서원이라 하면 경북의 영주 소수서원, 안동의 도산서원과 병산서원, 경주의 옥산서원, 대구의 달성 도동서원, 경남의 함양 남계서원, 전남의 장성 필암서원, 전북의 정읍 무성서원, 충남 논산의 돈암서원이다. 그런데 이 서원들이 한국의 14번째 유네스코 세계유산이 되었다고 한다. 한국의 유네스코 등재는 24년만이다. 유네스코가 생긴 지 이쯤됐으면 각국에 있는 웬만한 건 유네스코에 등재되는 건 아닌지 하는 의구심이 들지만 묻어두자. 한국에서 교육과 사회적 관습 형태로 지속된 성리학과 관련된 문화적 전통의 증거.. 2019. 10. 5.
2019 백제 문화제와 정림사지 5층석탑 애초에 부여에 간 것은 궁남지 포룡정을 보기 위해서였다. 이때에 연꽃은 모두 져버리고 작은 꽃들이 조금 피어있는 정도였다. 햇빛이 아주 쨍쨍한 날이었다. 삼국시대가 생각나는(실제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난간 낮은 얇고 긴 다리가 예뻤다. 옆에는 그네뛰기를 하는 높은 그네가 하나 있었다. 애들을 동반한 가족 방문객이 많았다. 주변에 맛집이 어디있나 검색하다 찾아간 곳은 솔내음이었다. 부여 떡갈비 집 치면 바로 나오는 곳이다. 1시 반이 넘은 시간에 들렸는데 30분 정도는 기다려야 한다고 했다. 점심시간대에 이런 상황이 벌어졌을 땐 다른 식당을 찾는 건 시간낭비인데, 다른 메뉴를 정하고 식당을 찾는 데 30분은 넘게 걸릴 것이기 때문이다. 바로 웨이팅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웨이팅 자리는 내외부에 충분했.. 2019. 9. 29.
고성 라벤더 팜에서 금강산까지: 강원도 나들이 19년 6월부터 약 한 달 간 열렸던 라벤더 축제에 갔지만 별다른 배경지식은 없었다. 일단 한국에서 라벤더를 키우는 곳이 있다는 것도 몰랐고 그걸 알고나니 키운다면 어디서 누가 왜 키우는지에 대한 의문도 들었다. 돈이 얼마나 벌린다고? 라벤더하면 감미로운 향기가 흐른다는 남프랑스의 프로방스가 아닌가?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유럽은 끌리지 않는 여행지다. 막상 가면 (당연히) 좋겠지만 이런 마음만으로는 비행기표를 끊기 쉽지 않다. 그래서 라벤더라는 걸 실제로 보기는 이 날이 처음이었는데 이곳의 라벤더 팜이 두 번을 돌아도 피곤하지 않을 만큼 작은 것도 있었고, 애초에 키도 꽃송이도 작은 꽃이라서 환상적이라던지 하는 기대만 하지 않는다면 좋은 나들이정도가 될 것 같다. 하지만 좋은 나들이를 하자고 강원도까지 .. 2019. 9. 12.
곡성 장미축제: 앗! 장미 예상보다 작다 곡성 장미축제는 5월중에 열린다. 입장료 5000원 중 2000원은 상품권으로 현금처럼 쓸 수 있게 돌려준다. 밤까지 운영하고 연못, 분수대같은 조경시설과 장미터널이나 기타 조형물들도 있다. 주차는 마을로 멀리 들어가 도로변에 해야 했다. 소음은 총 세군데에서 들려오는데 입구쪽에 있는 수와진, 행사장 중앙에 있는 중앙무대, 그 사이 행사장 무대다. 전부 다 시끄럽고 신경세우고 정신사납게 하는 것들이었다. 보통 다른 축제장은 무대 쪽이 시끄러워도 거기서 떨어지면 들리지 않거나 들린다해도 작아서 신경이 쓰이지 않는데 곡성 장미축제는 여기 피하면 저기서 들려오고 저기 피하면 또 다른데서 들리고 세 곳을 피할 공간이 없었다. 행사장은 정말 컸는데 소음때문에 정말 피곤했다. 특히나 이날은 햇빛이 좋았어서 더더욱 .. 2019. 9. 5.
뜨거웠던 함안 강주 해바라기 축제와 올해의 마지막 냉면 해바라기 축제는 보통 7월에 시작해서 8월 초중순에 끝이난다. 그 이후 8월엔 축제가 없고 그 다음엔 코스모스나 핑크뮬리, 갈대나 억새로 넘어가고 12~1월에 동백꽃으로 잠깐 북적이다가 다시 매화-벚꽃-유채-장미 정도로 한국의 꽃축제 1년 사이클은 돌아간다. 함안 해바라기축제도 18년에는 7월 말에 시작해서 8월 초에 끝났었는데 올해 함안 해바라기축제는 8월 30일에 시작해서 9월 15일에 끝난다. 작년보다 덥지 않아서 그 이유이려나. 입장료는 2000원, 입장은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가능하며 오후 7시에 문을 닫는다. 해바라기가 백만송이 있다고는 하지만, 부지는 다른 꽃축제들보다 넓지 않고 작은 편이다. 해바라기 1단지, 2단지, 3단지까지 있지만 1단지 말고는 꽃이 많이 피지도 않았고 작고 키.. 2019. 9. 1.
산은 원래 핑크색이야 - 황매산 철쭉제 철쭉은 진달래보다 색이 더 진하고 꽃받침 부분이 끈적하다. 무엇보다도 철쭉은 진달래보다 늦게 만개한다. 진달래는 4월 초, 철쭉은 5월. 황매산 철쭉제 홈페이지에서 철쭉 개화 현황을 체크할 수 있다. 5월 초에 다녀왔는데 아마도 그때가 절정이었던 것 같다. 경상남도 합천에 있는 황매산은 한국 최대 규모의 철쭉 군락지 중 하나다. 고려시대부터 자연적으로 생긴 군락이라고 하는데 예전에 목초지로 이용되어 생명력이 강한 철쭉만 남았다고 하는 글도 있다. 주차비는 삼천원. 매표소까지 가지 않고 아래에 주차한다면 주차비는 내지 않아도 된다. 걷다보면 셔틀버스 타는 곳이 있다. 셔틀버스는 자주 오는 편이고, 산에서 6시가 넘어서 내려왔을 땐 운영이 끝나있었다. 셔틀버스에서 내려 조금 더 걸어가면 흰 천막들이 있는 곳.. 2019. 6. 30.
2019 함평 (노란) 나비축제 입장료는 7000원인데 티켓에 2000원짜리 교환권이 딸려있다. 그래서 축제 내 거의 모든 음료 가격은 2000원으로 동결이다. 홈페이지 소갯말에 따르면, 함평은 전형적인 농업군이었지만 여느 농업군이 그렇듯 갈수록 경쟁력이 떨어졌으므로 지역홍보 수단으로 처음엔 유채꽃 축제를 추진하려했으나, 경쟁력도 없고 차별화도 할 수 없어서 친환경 지역을 어필하려고 나비를 테마로 정했다고 한다. 축제 내 건물 안에도 써있던, 참 솔직한 소갯말이었다. 이 소갯말을 보고서는 이 솔직한, 솔직한 만큼 딱히 볼 건 없는 축제가 조금 와닿았다. 포기할 건 빨리 포기하고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해야지. 맘에 들었다. 함평 나비축제는 흰나비 노랑나비 축제에 가깝다. 물론 지금은 이 흰나리 노랑나비도 흔히 보기 어려워졌으니, 이 나비.. 2019. 6. 21.
태안 안면도 튤립축제 - 튤립은 고급이니까 괜찮아 튤립. 익숙하지 않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말만 들어도 어딘가 낭만적이고, 이국적이고, 고급의 이미지가 있는 꽃이다. 하나 심는다고 꽃이 여러 개 달리는 것도 아니고 딱 한 개 씩만 피며, 키크게 우뚝 솟아있고, 꽃잎도 두터운 이 꽃은 길가에서는 절대로 아무렇게나 피지 않는다. 벚꽃이나 개나리처럼 어떤 계절의 지표가 되어 일상에서 함께할 수는 없는 특별한 꽃 중에 하나가 튤립인 것이다. 그게 아마 태안 튤립축제에 12000원의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는 이유일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자. 아무 장식도 없이 튤립 10송이에 5만원하던 꽃다발을 아무 날도 아니면서 산 적도 있는 나에겐(하지만 이건 별로 비싼 것도 아니다.) 만이천원이 아니라 이만천원이어도 이득이다. 2019년이 겨우 8회째인 태안 튤립축제는 4~5.. 2019. 5. 6.
고창 청보리축제와 선암사 고창청보리축제라는 걸 처음 본 건 인스타그램에서 월별 축제를 정리해놓은 포스트였다. 청보리는 보리가 노랗게 익기 전까지의 상태를 얘기하는데 이렇게 익기 전에 베서 소 여물로 준다고 한다. 꽃도 아니고 그런 풀떼기보는 게 재미가 있나했는데 실제로 가보니 보리란 게 너무 보들보들하고 귀여웠고, 또 청보리밭이 생각보다 넓었다. 게다가 이날은 하늘도 맑았다. 넓은 청보리밭은 온통 샛초록색, 하늘은 푸르고 뒤로는 멀찍이 납작한 산들이 배경으로 깔린다. 일하러 가다보면 튤립이 심어져있는 곳이 있는데 채 일주일을 못 가고 져버린다. 청보리축제는 꽃축제가 아니라서 한 달 내내 진행된다. 그 점도 꽃축제가 아닌 것의 또다른 장점이다. 근데 사람들은 청보리보다 유채꽃이 피어있는 곳에 더 많은 것 같았다. 예전에 낙동강 유.. 2019. 4. 30.
지리산이 멋있는 구례 산수유 마을 지난 광양 매화마을에서도 그랬듯이 구례에 갔을 때도 멀리 차를 대고 걸어나왔는데 걷자마자 떡갈비집이 보여서 먹었다. 먹거리엑스파일에서 백프로 한우만 쓰는 전국유일? 뭐 그런 집이라고 써있는 식당이었는데 일인분에 2만 7천원이었나 하여간 비쌌다. 맛은 있었는데 광주송정역에서 먹었던 떡갈비가 더 맛있었던 것 같다. 산수유에 대한 기억은 딱 두 가지인데 성탄제의 밤에 약이라고 따왔다던 알알이 붉은 산수유열매에 대한 시하고 초등학생 때 동네 주택 담을 넘은 가지에서 따먹던 산수유 뿐이다. 산수유라는 게 맛은 시큼시큼해서 맛있는 건 아니다. 학교 화단에 있던 사루비아에서 꿀 따먹던 것처럼 그때 하는 것들은 모든 게 그저 재미였다. 처음에는 길을 가다가 오른쪽에 있는 언덕을 올라가서 마을로 들어갔는데 개나리같은 산.. 2019. 3. 20.
가는 길이 더 좋았던 광양 매화축제 광양 매화축제는 2018년이 20번째였던 오래된 축제라고 하는데 별로 들어본 적은 없었다. 2019년 매화축제는 작년보다 몇 주 일찍 시작했다고 한다. 금요일에 시작했는데 일요일은 비가 온다고 해서 토요일에 갔었다. 가는 길에 인스타그램에서 해쉬태그로 검색을 했었는데 매화열매인 매실이 주된 판매제품이고 매실 아이스크림, 매실차같은 걸 판다고 했다. 서울같이 멀리서 출발하면 새벽 5시에 나와서 주차하고 기절한 다음 해가 뜨면 꽃구경을 하는 모양이었다. 매화축제를 가는데 팁이나 정보랄 게 있다면 우회도로로 진입해서 마을에 차를 대고 축제장까지 걷는 것이다. 오전 늦게 출발해서 2시 반쯤에 옥곡ic에 도착했는데 매화마을로 가는 길에 우회도로들이 있었다. 처음 나온 우회도로는 오른쪽으로 가는 거였는데 그냥 멀리.. 2019. 3. 11.
벚꽃과 사진보정 사진은 신탄진 벚꽃이다. 신탄진으로 벚꽃을 보러 가려면 kt&g가 아니라 로하스 공원으로 가는 게 좋다. 케이티엔지는 근래 몇년간 벚꽃을 보러 온 사람들이 하도 나무를 꺾어서 나무가 거의 죽어 꽃도 별로 없는데 사람은 모여들어서 매연때문에 공기가 심각한 수준이다. 물론 로하스 공원 쪽도 가지를 꺾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한 2년 후면 그쪽 나무들도 죽지 않을까 생각한다. 하지만 전매청은 내가 매년 가는 곳이기도 하다. 혹시나 하고 갔다가 역시나 하는 곳. 어쩌다 할 게 없을 때에는 사진첩을 감상하거나 정리하거나 창밖 풍경을 찍는데 1년을 주기로 매년 4월의 벚꽃사진을 보면 웃기기도 하다. 매년 피는 벚꽃을 관례처럼 매년 찍고 있었던 것이 실감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른 한국인의 앨범 패턴이 내것과 다를 .. 2018. 9.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