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에서 가장 큰 빙하인 타즈만 빙하가 있는 마운트 쿡의 일부를 트레킹하는 후커밸리 트레킹은 지도에 작게 Hooker Valley Track이라고 표시되어있는 작은 부분을 트레킹하는 것이다. 위 지도의 왼쪽에 있는 후커 빙하Hooker Gl.의 바로 아래에 있는 후커 호수까지 갔다가 돌아오게 된다.
마운트 쿡은 밀포드 사운드처럼 일년 내내 비가 많이 오는 지역이다. 그래서 마운트 쿡(쿡산) 근처에는 마운트 쿡 트레킹을 하려는 사람들이 좋은 날씨를 기다리며 머무르는 호텔이나 백패커가 있는 곳인 마운트 쿡 빌리지가 있다. 지도에서 뮬러 호스Mueller Lake와 캠프사이트의 훨씬 아래에, DOC visitor Centre와 The old mountaineers' cafe가 모여있는 곳이 마운트쿡 빌리지다. 쿡 커넥션 셔틀을 이용해서 집가는 셔틀을 타려면, 후커밸리 트레킹 지점에서 이 마운트쿡 빌리지까지 걸어와야 한다. 마운트쿡 빌리지의 숙박형태 대부분은 호텔이나 롯지 형태이고 백패커스나 호스텔은 yha 하나 뿐이어서 수요가 정말 높다. 마운트쿡 yha에서 묵고싶으면 예약을 말 그대로 하루 빨리 서둘러야 한다. 가격도 다른 yha에 비해 비싼 편이다. 셔틀을 기다리며 엿들은 한국인 관광객들의 이야기에 의하면 와이파이가 되지 않는 것으로 추정된다.
마운트 쿡의 날씨를 미리 알아두고 싶으면, 마운트 쿡하고 mackenzie도 같이 입력해두는 게 좋다. 물론 입력해둔다고 해서 고산지대인 마운트 쿡 정상의 날씨까지 보장하는 것은 아니란 것도 유념해야 한다.
마운트 쿡 빌리지에서 머무르지 않고 당일치기하이킹만 할 계획이라면 레이크 테카포나 트위젤에서 마운트 쿡으로 갔다오는 셔틀버스를 예약할 수 있다. 회사 이름은 쿡 커넥션cook connection인데, 트위젤에 가서 연어공장도 구경하려 했다가 버스 일정이 안 맞아서 마운트쿡빌리지-레이크 테카포 왕복만 예약했다. 아침 7시 반에 테카포 주차장에서 픽업해서 사진찍으라고 푸카키 호수에서 내리고, 트위젤 픽업포인트에 들렸다가 마운트 쿡 후커밸리 트레킹 시작점에서 내린다. 마운트 쿡 빌리지에는 트레킹하는 사람들을 먼저 떨군 다음에 가게 된다. 쿡 커넥션은 중간에 테카포나 트위젤도 들려서 시간이 더 걸리는 거니까, 렌트카로 이동하게 되면 아침 10시에 출발해도 시간은 무난하게 넉넉할 것 같다.
후커밸리 트레킹은 코스가 평탄하고 오르막이 거의 없이 길기만 한 트랙이어서 왕복코스에 어려움은 없다. 사진찍고 화장실도 들르고 잠깐 쉬며 가도 3시간이 조금 넘게 걸리는 정도였다. 구름이 낀 날씨는 햇살이 없어 걷기 좋고 경치도 생각보다 신비로운 분위기여서 나쁘지 않았는데, 트레킹이 끝났을 때엔 비가 내려서 오두막같은 시설 안에서 비가 멎길 잠시 기다려야 했다.
후커밸리 트래킹은 세 개의 구름다리가 있는 왕복 코스이다보니 돌아갈 때는 좀 지루하다. 구름다리들도 생각보다 튼튼해서 딱히 재미랄 건 없었다. 로컬들이 산책코스로 이용한다던데 그 말이 딱 맞다. 게다가 이미 나는 빙하에서 굴러봐서 저 멀리에 보이는 후커 빙하나, 후커 레이크에 떠다니는 빙하조각들에 딱히 신선함을 느끼지도 못했다. 트레킹 코스 끝에는 의자와 탁자가 마련돼있는데 사람도 많고 더러울 것 같아서 그 테이블을 좀 더 지나 바위에 앉아 산자락을 보며 싸간 점심을 먹었다. 생각보다 멋있지는 않아서 돌아가려고 했는데 후커호수까지 내려가있는 사람들도 있어서 거기서 좀 오래 쉬다가 돌탑도 쌓다가 내려왔다.
생각이 짧았던 건 후커밸리 트레킹 시작점과, 셔틀 픽업 장소인 마운트 쿡 빌리지가 있는 곳까지는 꽤 멀다는 거였다. 걸어서 30분 정도 걸렸다. 게다가 픽업포인트를 마운트 쿡 빌리지에 도착해서 바로 보이는 호텔이 아닌 유스호스텔로 정한 것도 실수였다. 이미 충분히 지쳤는데도 걷다가 걷다가 아이사이트에서 작은 박물관을 잠깐 구경했다. 그리고 하염없이 yha를 향해 걷는데 그때쯤엔 구름이 약간 걷혀서 멀리서 마운트 쿡의 빙하와 눈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다른 곳에서 본 설산이나 빙하는 위에 소복히 쌓인 모습이었는데 yha에 앉아서 본 마운트 쿡의 눈과 빙하는 옷을 입은 것처럼 두꺼워보였다. 트레킹은 생각보다 임팩트가 없었고 마운트쿡빌리지까지 걸어오는 데도 많은 체력이 소모됐지만, 폭스 빙하랑은 비교가 안 되는 빙하를 보고있으니 아쉬워졌다. 타즈만 빙하에서도 헬리하이크를 할 수 있고 타즈만 호수에서 보트를 탈 수도 있다는 걸 나중에서야 알고 프란츠조셉이나 폭스에서 말고 여기서 더 오래 있을 걸 그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그랬었다간 정말로 하루에 한 끼 먹어야 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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