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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브리즈번, 케언즈, 골드코스트

호주에서 처음 캥거루 보기: 쿠란다 아미덕 투어-원주민 애보리진 공연-와일드라이프 파크

by 마리Mary 2018. 10. 25.


탭워터 마실 곳이 별로 없으니까 물 한 병은 들고 가는 것이 좋다. 아미 덕 투어는 차를 타고 숲을 구경하고 호수에 들어가기도 하는 아주 재밌는 투어다. 운이 좋으면 율리시스 나비도 볼 수 있다. 차를 타고 가면서 얘기하기도 하고 멈추고 얘기하기도 하는데 율리시스 나비가 이파리 사이사이에 알을 낳아서 butterfly tree로 알려진 corkwood tree 얘기도 들을 수 있고 먹을 수 있는 풀, 깻잎같이 생겼는데 스컹크처럼 만지면 냄새가 나는 풀도 봤다.




얘가 먹을 수 있는 풀인데 1억 5천만년 전부터 살았다고 한다. 철분이 많댄다.




얘가 stinging tree인데 뾰족한 실리카 털로 촘촘히 덮여져있어서 피부에 닿으면 아프기까지 하다. 가이드가 나무막대기로 건들면서 설명해준다.




브리즈번이나 애들레이드 공원에서 이런 eastern waterdragon을 봐도 또다른 파충류가 내앞을 지나가네 하면서 사진도 안 찍지만 이때는 이런 야생 semi-aquatic lizard를 처음 봐서 완전 흥분상태였다. 90센치까지 자란다는데 그럼 쟤는 아마 성체인 것 같다.



원주민공연은 모든 패키지에 포함돼있어서 안 볼 수는 없다. dreamtime은 원주민들의 전설같은 걸 영어로 부르는 말이다.



공연을 보고 나면 디저리두라는 애보리진 악기를 들고 만드는 법을 간단히 설명하고 연주한다. 호주에 있다보면 꽤 자주 들을 수 있는 소리다.



창 던지기는 시범만 보여주고 부메랑을 던지는 건 체험할 수 있다. 창 던질 때가 웃긴데 멀리있는 나무기둥에 못 맞추면 노 캥거루, 노 디너 한다. 이걸 보고 갑자기 예전에 전공수업 때 농업혁명은 구라다라는 주제로 들은 클래스가 생각났다. 경제발전론이었던 것 같은데 그 개념의 요지는 이거였다. 원래 수렵채집사회에서 창을 던지고 몸을 움직이는 것이 근육 발달도 되고 몸의 구조상 훨씬 이로운데 농경사회로 넘어가면서 허리디스크가 발병하고 에너지 섭취량도 확연히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근데 왜 이런 비효율적인 농경시스템으로 접어들게 되었느냐 하면 리바이어던이라는 거대권력이 수렵채집하던 사람들을 농경사회로 강제로 편입시켰다는 내용이었다.



저걸 다 믿는다고는 말하지 않겠지만 이런 주장이 있다는 걸 대학교 들어와서야 배운 게 충격이었다. 수렵채집 사회에서 농경 사회로 접어든 것은 혁명이라고까지 불리고 초등학교때부터 배우는 개념이니 농업혁명이란 개념에 딴지를 거는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항상 생각하는 거지만 세상에서 당연하다고 받아들여지는 것들은 왜 그러냐고 질문받으면 대답할 수 없는 것들이 정말 많다. 그것에 사실은 당연하다는 모호한 개념 아래 아주 옛날부터 이렇게 때문에 이런 것이다라고 얘기들어왔을 가능성이 높다.



그런 의미에서 캥거루의 뜻에 관련된 얘기도 웃기다. 캥거루는 왜 이름이 캥거루일까? 그건 쿡하고 뱅크스가 호주에 처음 왔을 때 원주민에게 저 동물은 뭐냐고 물었는데 원주민은 영어를 모르니 '뭔 말 하는지 모르겠다'고 대답한 것이 캥거루가 됐다. 그러니 캥거루 이름의 뜻은 '나도 몰라'다. 이거 뭐 거의 콜럼버스가 미국 원주민을 보고 인도 사람인 줄 알고 인디안이라고 부르고 지금까지도 인디안이라고 부르는 게 생각나는 상황이다. 차이점이 있다면 콜럼버스의 인디안의 경우는 진짜고 캥거루 뜻 얘기는 그냥 소설이라는 것이다. 캥거루는 뜻이 큰 발인 macropod과인데 북부의 애보리진들은 얘를 gangurru라고 불렀고 이게 옮겨 적으며 kangaroo가 됐다.









캥거루는 호주여행을 하면서 정말 정말 많이 봤지만 여기만큼 가깝게 놀 수 있는 곳은 막상 그렇게 많지 않다. 캥거루만 있는 건 아니고 딩고도 있고 파충류도 있고 새도 있고 코알라도 있고 악어도 세마리나 있고 거북이도 있다. 하지만 주인공은 캥거루다. 캥거루들이 늘어져있지도 않고 활발하게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만져도 되고 만져도 가만히 있고 풀 뜯어서 손바닥에 올려놓고 갖다대면 먹기도 한다. 따로 캥거루 먹이를 팔기도 하는데 그냥 풀 줘도 된다. 캥거루의 이빨과 혀를 느껴보고 침을 남겨보자.



캥거루를 이렇게 가까이 찍은 것도 여기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친절하게 동물원 밖에 간이 세면대가 있으니 비누로 손을 닦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