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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앨리스 스프링스, 다윈, 브룸

세상의 끝에서 카멜 라이딩 - 브룸 케이블 비치

by 마리Mary 2018. 9. 5.



브룸에서 하루 투어를 예약한 건 브룸홈페이지(broomebus.com.au) 버스로 gantheaune point를 왔다갔다 하기 힘들고, 이 데이투어를 예약하면서 옵션으로 카멜라이딩을 선택하는게 카멜라이딩을 따로 예약하는 것보다 저렴하고, 선셋 카멜라이딩을 하고 어두워졌을 때 투어버스로 집에 돌아올 수 있기 때문이었다. Gantheaune point에서 더 오래 있고 싶긴 했지만 결과적으로 매우 잘 한 선택이었다. 여기서 맛소 맥주도 시음할 수 있었다.


브룸 데이 투어한 이야기: http://thejourneyofmary.tistory.com/21



이 브룸 데이투어의 마지막 코스인 낙타 타기를 하러 케이블 비치에 왔다. 브룸에서 해변은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사진의 케이블 비치, 다른 하나는 달로 가는 계단을 볼 수 있는(http://thejourneyofmary.tistory.com/16) 타운 비치다. 케이블 비치에서는 카멜 라이딩을 할 수 있다. 브룸에서 할 수 있는 가장 유명한 두 가지 중 하나이다. 다른 하나는 달로 가는 계단이겠지 뭐. 버스로 낙타타는 곳까지 올 수는 없고 낙타 타는 곳까지 좀 걸어야하는데 발이 푹푹 빠지는 모래사장이라 신발은 애초에 벗는게 좋다. 어차피 낙타 탈 때 직원들이 벗기를 추천한다. 카멜라이딩은 선셋때 하느냐 그 이전에 하느냐로 나뉘는데 당연히 선셋 라이딩이 가장 비싸다.



초등학생 때 제주도에 가서 낙타 위에 앉아만본 적이 있는데 색다르고 더러운 기억이었다. 낙타는 냄새나고 내가 타기 바로 전에 자기 수염에 침을 흘렸기 때문이다. 저 낙타의 이빨자랑을 보니 그때 낙타가 자기 수염에 뭍혔던 목욕거품에 가까운 그 침이 생각났다. 지금 보면 제주도에서 봤던 그 낙타는 관리를 제대로 안 한 거였겠지 싶다. 선셋 시간이 되길 기다렸다가 낙타에 탑승한다. 카멜라이딩은 총 1시간 걸린다.




내가 10탄까지도 보고싶은 영화 시리즈는 캐리비안의 해적인데(근데 아직도 5편을 안 봤다), 그건 키이라 나이틀리 때문도 올랜도 블룸 때문도 아닌 크라켄이나 데비존스같은 바다냄새 나는 괴물들과 바다와 항해선 때문이다. 옛날에 레고 조립하면서 놀 때 해적선이 있었는데 거기 있는 금화 보석함하고 앵무새 레고를 엄청 좋아했었다. 다시 부수고 조립하고 싶었는데 아빠가 하지 말래서 리조트만 조립하고 놀았던거같다.



하여간 나는 해적선도 좋아하고 바다도 좋아하는데 여기서 캐리비안의 해적을 통틀어서 가장 좋아하는 건 3편인 세상의 끝에서에 나오는, 바람도 없고 나침판이 핑핑 도는 그 세상의 끝이라는 곳이 나올 때인데 케이블 비치가 딱 거기같다고 생각했다. 거긴 사실 미국의 Bonneville Salt Flats이라고 알고 있지만 난 그렇게 느꼈다. 새하얀 백사장과 옅은 색의 하늘, 얕은 파도가 새하얀 세상의 끝 같았다. 




하늘을 중간에 잘 보면 무지개같다.



낙타타는 중에 옆을 보면 내 뒤의 낙타가 손 뻗으면 닿을 거리에 있다. 처음엔 허벅지 뜯길거 같고 그랬는데 쓰다듬어줘도 된다. 그리고 선셋 라이딩을 하면 돌아올 때 살짝 춥다. 바지나 윗옷 둘중에 하나는 긴 옷을 추천한다.



생각해보면 브룸조차도 호주의 끝이 아닌데 백사장과 바다와 태양 말고는 아무것도 없는게 왠지 그래보였다. 여기서는 나침반도 정확한 방향을 가리키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