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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시드니, 멜번, 캔버라

코알라를 위해 동물원에 (또) 가다 - 시드니 wild life 동물원

by 마리Mary 2018. 10. 2.


퍼스 동물원에 간 얘기를 했을 때는 앞으로 10년간 동물원에 안 가도 될 거 같다고 썼지만 시드니에서 또 갔다. 왜냐하면 퍼스 동물원에서 코알라를 못 봤기 때문이다. 시드니에서까지 코알라를 안 본다면 호주에 와놓고 코알라를 한번도 못 볼 것 같아서 가봤다. 시드니에서 끼워팔려는 어트랙션은 4개가 있는데 동물원, 아쿠아리움, 시드니 타워, 마담투소다. 시드니 타워하고 동물원에 가고싶었지만 마담투소는 절대 갈 생각이 없었고 아쿠아리움도 케언즈에서 갔던 아쿠아리움 기억이 이때까지도 생생해서 굳이 갈 생각이 없었다. 그래서 두 개를 보는 패스를 사려고 했는데 세 가지를 보는 패스가 10달러밖에 차이가 안 나서 8천원 주고 아쿠아리움 간다는 생각으로 3개 어트랙션을 갈 수 있는 패스를 구매했다.



처음 동물원에 들어가면 나비 박물관이 나오는데 이건 케언즈 쿠란다에서 봤던 나비 생태관이 더 멋있었고 나비 종류도 훨씬 많았다. 그 다음은 코알라 두 마리가 나오는데 하나는 자고있고 하나는 식사 중인데다 나뭇가지들에 가려져있어서 오래 보지 않았다. 그리고 여기서 (드디어) 움뱃을 봤다. 저 호숫가에서 물마시고 있는 귀여운 덩어리가 움뱃이다.



이것이 돼지여 두더지여



짧은 다리와 뚱뚱한 엉덩이가 너무나도 귀여웠다. 베개처럼 생겨서 실사이즈 쿠션 하나 집에 들이고 싶다. 움뱃의 똥은 굴러다니지 않는 큐브모양이다. 움뱃은 그걸 통나무나 바위 위에 올려놔서 영역표시를 한다는데 말만 들어도 드럽다.



쿠란다에 있던 건 그냥 평지였는데, 시드니 동물원의 캥거루가 있는 곳은 이것저것 구조물도 많고 지형도 입체적이어서 동물들이 지내기 좋을 것 같다.




..사람?




이 컬러풀한 새는 lorikeets인데 엄청 지저귄다. 마침 갔을 때가 조련사가 들어와서 식사를 준비했다.



그래서 저 식사대(??)에 새 모이를 담고 나눠주는데 저 식사대에 식사를 담을 때부터 여기저기서 푸드득하면서 날아들고 먹으면서 푸드득 거려서 얘네 식사인 곤죽같은 게 이리저리로 튀긴다. 막 식사를 시작할 때는 너무 정신이 없어서 바로 옆에 있는 코알라하고 쿼카 구경하다가 다시 들어갔는데 사정이 훨씬 나았다. 저 식사대는 가벼운데 새들이 세네마리 앉을 때부터 좀 무겁다. 



조금만 더 나가면 출구인데 악어가 마지막 동물이다. 입구로 들어오는 사람을 감지해서 2D악어가 튀어나온다. 너무 귀여운 아이디어.



bilby였던가 하는 귀여운 토끼같은 캥거루도 또 봤다. 두번째로 가는 호주 동물원이어서 겹치는 동물도 많고 이런 이세계적인 동물들한테서 반가움이란 걸 느꼈다.




이 귀여운 점박이는 spotted-tail quoll이라는 성의없는 이름이 붙은 동물인데 호주 동쪽에서 산다. 얘는 외유내강스타일로 이렇게 작은데 포식자라서 곤충부터 작은 왈라비 그리고 동물 사체까지 먹는다고 한다.




녹터널 하우스는 시드니보다 퍼스에서가 더 좋았다. 퍼스의 녹터널 하우스가 종류가 더 많았고 무엇보다 조용히 하라는 표시도 있었고 더 어두웠기 때문이다. 사진은 찍기 훨씬 어려웠지만 그래서 더 조용히 동물들을 감상할 수 있었는데 시드니 동물원은 조용히 하라는 표지판도 없었고 퍼스 동물원에서보다 훨씬 밝았다.



여전히 감흥없는 동물원의 악어도 보긴 했다. 그런데 여기까지 보는데 1시간 반도 안 걸렸다. 마담투소하고 동물원, 아쿠아리움이 한 자리에 같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걸 알았을 때부터 작을 거라고 생각은 했지만 생각보다 훨씬 작았다. 있어야 될 동물들로 구색은 맞춰놓은 느낌이었다. 아쉬워서 다시 돌아나와 코알라를 보러 갔다.



30분동안 코알라만 봤는데 아까 봤을 때에는 앉아만 있던 코알라가 30분동안 내려와서 이리저리 돌아다니고 나무사이 점프하고 땅에서 나무로 점프해서 올라가는 것까지 전부 봤다. 유칼립투스는 호주에만 있는데 코알라는 유칼립투스 잎만 먹는다. 근데 이 이파리들로 얻는 칼로리가 상당히 적어서 코알라는 하루 중 20시간을 잔다는데 30분동안 움직이는 걸 봤다니 운이 좋았던 건지 동물원에서의 식사가 만족스러워서 오래 안 자도 안 피곤해진 건지 잘 모르겠다. 



동물원에 막 들어가면 보는 코알라는 이러고 자고 있었다. 코알라와 대화를 할 수 있다면 꼭 물어보고 싶다. 저렇게 자면 편하냐고.



이렇게 점프해서



반대편 가지에 착 달라붙는다. 코알라가 많이 움직여서 동영상도 엄청 많이 찍었는데 나는 코알라가 점프를 이렇게 잘 하는 동물인지 전혀 몰랐다. 




코알라를 열심히 보고 있으니까 바로 옆에서 파충류 톡을 해주길래 가서 구경했다.



이 핑크색 새는 사진의 조련사가 손으로 무대를 가리키면 날아와서 앉아있다가 다시 저기로 돌아갔다.



아주 잠깐 혼자가 된 코알라.




이전엔 코알라를 볼 일도 없고 관심도 없어서 몰랐는데 코알라 귀가 핑크색이었다. 콧구멍도 핑크색이었다.



시드니가 있는 뉴사우스웨일즈 주와 멜버른이 있는 빅토리아 주에서는 코알라를 만질 수 없다. 여기서 코알라를 만질수까지 있으면 관광객 편차가 너무 심해져서 인가? 브리즈번이 있는 퀸즐랜드에서는 코알라 커들링을 할 수 있다. 케언즈에서도 쿠란다에 가면 할 수 있다. 즉 코알라 커들링을 하기 가장 편한 곳은 브리즈번 론파인이다. 여기서는 코알라랑 가깝게 사진찍기 정도만 할 수 있다.



코알라에 큰 관심은 없어서 껴안지는 않았지만 가까이서 보니 사람들이 왜 귀여워하는 지 알 것 같았다. 볼 수록 얘는 왜 이렇게 생겼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따로 떼서 보관할 수 있을 것처럼 달린 귀는 그렇다 쳐도 저 코가 정말 신기하다. 얘는 정말 코가 왜 이렇게 발달한걸까. 입하고 눈하고 콧구멍하고 귀는 왜 핑크색이어서 이렇게 귀여운 걸까. 



시드니 동물원은 이 동물원하고 타롱가 동물원이 하나 더 있고 블루마운틴 가까이에 페더데일 동물원까지 세 개가 있다. 나는 케언즈 쿠란다에서 나비도 엄청나게 보고 캥거루도 쓰다듬고 풀도 먹여보고 로트네스트 섬에서 쿼카도 많이 보고 퍼스 동물원까지 가봤으니 작은 wild life 동물원에 간거고, 시드니에만 있다가 떠나는 사람이면 패스로 묶어 팔지 않는 타롱가 동물원에 가서 더 많은 동물원에 가야한다.